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는 로마 제국의 흔적과 동방 정교회의 전통이 공존하는 도시입니다. 웅장한 알렉산더 네브스키 대성당부터 도심 속 고대 유적지, 향신료 가득한 발칸 음식까지, 소피아는 조용하지만 깊이 있는 여행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소피아에서 꼭 경험해 볼 세 가지 여행 포인트를 중심으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알렉산더 네브스키 대성당 감상
소피아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인 알렉산더 네브스키 대성당은 동유럽 최대 규모의 정교회 건축물 중 하나로, 불가리아 해방 30주년을 기념하여 20세기 초에 건립되었습니다. 황금빛 돔과 녹색 지붕이 어우러진 외관은 날씨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며, 내부에는 수많은 성상화와 고풍스러운 샹들리에, 고딕풍 벽화들이 어두운 조명 속에 신비롭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성당 내부는 입장료 없이 자유롭게 관람이 가능하지만, 사진 촬영은 일부 제한되는 공간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정문을 들어서면 감미로운 성가가 흘러나오는 시간도 있으며, 신자들이 초를 켜며 기도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깊은 인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성당 앞 광장과 바로 이어지는 작은 공원에서는 지역 예술가들의 그림, 수공예품, 골동품 등을 판매하는 시장도 종종 열려 현지 분위기를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습니다. 관광객들에게는 단순한 볼거리 이상의 감정을 남기는 장소로, 정교회의 신비로움과 유럽 고도시 특유의 여유로움을 동시에 담고 있습니다.
고대 유적과 도시 산책
소피아는 겉보기에 현대적인 도시처럼 보일 수 있지만, 도심 곳곳에 로마 시대 유적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지하철 역과 쇼핑몰 내부에 유적이 자연스럽게 통합되어 있는 풍경은 유럽에서도 드물게 만날 수 있는 장면입니다. 특히 세르디카 역 인근에는 로툰다 성 게오르기 교회가 고층 건물 사이에 고요하게 남아 있으며, 원형 구조의 이 교회는 로마 시대 기원 4세기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근처에는 로마 목욕탕 유적지, 고대 도로 포장석, 바실리카 유적 등이 걸어서 10분 이내에 밀집해 있어 짧은 시간 안에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흐름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대통령 궁 앞 광장에서는 근위병 교대식도 구경할 수 있어 관광의 재미를 더해줍니다. 도시 산책 중에는 다양한 성당과 모스크, 유대교 회당까지 만날 수 있어 다종교 문화의 흔적도 함께 느낄 수 있으며, 이 모든 장소가 가까운 거리 안에 모여 있어 도보로 둘러보기 편리하다는 점도 소피아 여행의 큰 장점입니다. 조용하고 소박한 느낌의 도시는 성급하지 않고 천천히 걸으며 여행의 여백을 느끼기에 더없이 좋은 배경을 제공합니다.
불가리아 음식 체험
동유럽과 중동, 그리스 문화가 뒤섞인 불가리아 음식은 낯설지만 매력적인 맛으로 여행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습니다. 대표적인 전채 요리인 샵스카 샐러드는 토마토, 오이, 양파 위에 고소한 화이트 치즈가 듬뿍 뿌려진 형태로, 식욕을 돋우는 상큼한 조합을 자랑합니다. 메인 요리로는 카밥체(소고기나 돼지고기 다진 고기를 구운 요리), 기우베체(토기 냄비에 채소와 고기를 조린 찜 요리), 무사카 등 전통적인 불가리아 요리를 현지 식당에서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도시 곳곳에는 합리적인 가격의 로컬 레스토랑이 즐비하며, 영어 메뉴를 갖춘 곳도 많아 주문에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불가리아 전통 요거트인 '키셀로 미랴코'는 후식으로 즐기기 좋으며, 민트향이 나는 지역산 라키야(브랜디)도 현지에서 경험해 볼 만한 음료입니다. 특히 대성당 주변과 비토샤 거리 일대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몰려 있어 야외 테이블에서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기에 적합한 장소입니다. 불가리아 음식은 향신료 사용이 은은하고, 소박하지만 깊은 맛을 지녀 새로운 미식 경험을 원하는 여행자들에게 좋은 선택이 됩니다. 식사를 마친 후 근처에서 따뜻한 커피나 디저트를 곁들이며 휴식을 취하면, 여행의 감동은 더욱 풍부하게 채워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