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코카서스의 메스티아 스반 마을, 트레킹 체험, 문화 교류

by 이슈덕 2025. 7. 28.

조지아 북서부에 자리한 메스티아는 코카서스 산맥의 품속에 안긴 전통 마을로, 오랜 세월을 간직한 스반족의 삶과 눈부신 자연 풍경이 어우러진 여행지입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대 방어탑 마을에서 하이킹을 시작해, 설산을 따라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 그리고 현지 가정식까지 경험할 수 있어 점점 더 많은 여행자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메스티아의 역사 깊은 마을 풍경과, 자연 속을 걷는 트레킹, 현지 문화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여행 정보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조지아 메스티아 마을 전경과 코카서스 산맥, 고대 방어탑과 스반족 전통 가옥이 어우러진 고산 풍경

스반 마을과 방어탑 풍경

메스티아에 발을 딛는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하늘을 찌를 듯 솟은 돌탑들입니다. 이 탑들은 9세기부터 세워진 스반족의 방어탑으로, 외부 침입에 대비한 동시에 가족을 지키는 용도로 사용되었으며, 현재까지도 여러 채가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메스티아는 단순히 오래된 마을이 아닌, 고산지대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온 사람들의 역사 그 자체를 보여주는 곳입니다. 마을 중심에는 '스바네티 역사 민속 박물관'이 있어 방어탑 내부 구조, 전통 의복, 종교 유물 등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스반족의 고유 언어가 여전히 쓰이고 있으며, 거리 곳곳에선 손으로 직접 짠 러그와 나무 공예품을 판매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마을은 전 세계 어느 곳보다도 문화적 자립성이 강한 고산 공동체로 평가받고 있어, 유럽 여행자들에게는 유니크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골목길을 걷다 보면 담쟁이가 덮인 담벼락 너머로 전통 가옥이 드러나고, 맑은 계곡물이 졸졸 흐르는 소리가 배경 음악처럼 따라옵니다.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이 마을 풍경은 그 어떤 관광 명소보다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우쉬굴리 트레킹과 코카서스 절경

메스티아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우쉬굴리(Ushguli) 트레킹입니다. 우쉬굴리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거주지로 알려진 마을로, 차로는 약 2~3시간 거리에 위치하지만, 많은 여행자들은 메스티아에서 우쉬굴리까지 하루 또는 이틀간 트레킹을 선택합니다. 이 코스는 울창한 삼림과 눈 덮인 봉우리, 야생화가 만발한 초원, 때로는 빙하가 녹아 흐르는 시냇물까지 다양한 풍경을 지나게 됩니다. 가장 인기 있는 루트는 'Chalaadi Glacier' 트레일로, 비교적 짧은 거리지만 코카서스의 박력 있는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트레킹을 하다 보면 길가에 소떼와 양 떼, 그리고 말을 타고 이동하는 현지인들과 마주치기도 합니다. 이는 단지 풍경 속 장면이 아닌, 여전히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한 장면입니다. 트레킹에 필요한 장비는 현지 게스트하우스에서 대여 가능하며, 가이드 동행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쉬굴리 마을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어, 도착 후에도 중세시대 같은 풍경 속에서 하루를 보내는 특별한 경험이 가능합니다. 이곳은 단순히 자연을 걷는 것이 아니라, 고산지대에서 지속된 삶의 흔적을 따라가는 여정입니다.

현지 가정식 체험과 문화 교류

긴 트레킹을 마치고 돌아오면, 메스티아의 게스트하우스에서 경험하는 스반 전통 가정식이 또 하나의 여행 포인트입니다.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쿠비다리(고기 파이)', '스반 염소치즈', '타르한(보리죽)'이 있으며, 허브와 마늘이 풍부하게 들어간 스반 소금은 독특한 풍미로 많은 여행자들이 반하게 됩니다. 게스트하우스 대부분은 식사와 숙박이 함께 제공되며, 직접 구운 빵과 요거트를 아침 식사로 맛볼 수 있습니다. 어떤 곳은 현지 가족과 함께 식탁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이때 영어는 거의 통하지 않지만, 웃음과 제스처만으로도 따뜻한 교감이 오갑니다. 밤에는 별이 가득한 하늘 아래 전통 스반 음악이 울려 퍼지기도 하며, 작은 마을 축제에 초대받는 행운을 경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현지 시장에서는 직접 만든 치즈나 허브, 수제 술을 구매할 수 있어 기념품으로도 제격입니다. 이처럼 메스티아는 단순히 트레킹 명소가 아니라, 현지인의 삶과 문화를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도시의 속도에서 벗어나 천천히 마을을 걷고, 한 끼의 식사를 나누고, 저녁엔 불빛 없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순간들이 이 여행의 진정한 하이라이트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