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리아해의 숨은 보석, 몬테네그로의 코토르는 중세의 흔적이 살아 숨 쉬는 도시입니다. 아름다운 코토르 만을 따라 펼쳐지는 풍경과 구시가지의 매혹적인 골목, 고풍스러운 성당이 어우러져 여행자들의 감성을 자극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코토르에서 꼭 경험해 봐야 할 세 가지 주요 포인트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코토르 만을 따라 즐기는 탁 트인 전망
코토르 만(Boka Bay)은 아드리아해의 피오르드로 불릴 만큼 깊고 독특한 해안선이 특징인 지역입니다. 깊고 푸른 바다가 산자락에 둘러싸여 마치 노르웨이의 피오르드처럼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코토르 시내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인 전망대 언덕에서는 코토르 만과 구시가지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으며, 일출과 일몰 시간대에는 특히 그림 같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전용 차량을 이용하거나 택시를 타고 산 중턱까지 이동한 후, 짧은 산책 코스를 따라 전망대로 오르면 숨 막히는 전경이 펼쳐집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푸른 바다와 하얀 요트, 붉은 지붕들이 조화를 이루는 마을 풍경이 장관을 이룹니다. 계절에 따라 물안개가 코토르 만을 살짝 감싸는 모습도 볼 수 있어, 사진 촬영지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여행 전 일기 예보를 참고해 맑은 날을 선택하면 더욱 선명하고 아름다운 전망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주변의 페라스트(Perast), 티바트(Tivat) 같은 항구 도시들과 연결되는 배편도 있어, 코토르 만을 크루즈처럼 둘러보는 반나절 투어도 추천됩니다.
구시가지에서 만나는 중세의 거리
코토르 구시가지(Old Town of Kotor)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중세부터 이어져 온 석조 건축물과 미로 같은 골목길이 인상적인 곳입니다. 높게 쌓인 돌담과 붉은 기와지붕의 조화, 오래된 분수와 시계탑, 작은 광장들이 촘촘히 이어져 있어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구시가지의 입구는 해자와 성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입장과 관람은 무료입니다. 도시 한복판에는 시청 건물, 옛 시장터, 소규모 박물관 등이 자리 잡고 있으며, 각각의 건물에는 역사적인 설명판이 붙어 있어 자체적으로도 충분한 역사 학습이 가능합니다. 특히 고양이의 도시로 알려진 코토르는 거리 곳곳에서 느긋하게 쉬고 있는 고양이들을 자주 만날 수 있으며, 이들과 관련된 기념품 가게나 ‘고양이 박물관’도 있어 색다른 즐거움을 줍니다. 낮에는 햇볕을 피해 골목길 안쪽으로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고, 저녁 무렵에는 전등이 켜진 운치 있는 분위기 속에서 와인 한 잔을 곁들인 저녁 식사를 즐기는 것도 추천 코스입니다. 구시가지에는 아기자기한 부티크 호텔과 카페, 베이커리 등이 밀집해 있어 머무는 동안 불편함 없이 현지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성 트리폰 대성당과 코토르의 신앙 유산
구시가지 중심에 자리한 성 트리폰 대성당(St. Tryphon Cathedral)은 1166년에 처음 세워진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으로, 코토르의 대표적인 종교 건축물입니다. 두 개의 대칭적인 종탑과 섬세한 조각이 새겨진 석조 외관이 인상적이며, 내부에는 화려한 제단과 중세 시대의 프레스코화, 황금 성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어 많은 관광객의 발길을 이끕니다. 입장료는 3~4유로 정도이며, 대성당 내에는 소규모의 박물관도 함께 운영되고 있어, 종교 미술과 관련된 유물들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성당은 아직도 현지 신자들의 중요한 종교 행사 장소로 사용되며, 방문 시에는 조용한 태도와 복장 예절을 지키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이 제단에 부드럽게 스며드는 오전 시간대는 사진 촬영이나 조용한 명상에 가장 적합한 때입니다. 성당 앞 광장에서는 때때로 음악회나 문화 행사가 열리기도 하며, 바로 옆 골목으로 들어서면 카페나 갤러리, 수공예 상점들이 이어져 있어 여유로운 문화 탐방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코토르에서 이 대성당을 찾는 것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몬테네그로인의 신앙심과 도시의 역사적 맥락을 깊이 있게 마주하는 시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코토르는 단순히 예쁜 항구 도시를 넘어, 대자연과 중세 건축, 종교적 유산이 어우러진 다층적인 매력을 가진 여행지입니다. 짧은 일정에도 깊은 인상을 남기며, 다시 찾고 싶은 여운을 안겨주는 이 도시에서의 하루는 유럽 소도시 여행의 진수를 느끼기에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