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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라 유적지 탐방, 시크 협곡 트레킹, 베두인 체험

by 이슈덕 2025. 7. 29.

고대 나바테아 왕국의 수도였던 요르단의 페트라는 수천 년의 시간 속에 붉은 사암 절벽을 깎아 만든 경이로운 도시입니다. 협곡 속에 숨겨진 보석 같은 유적지와 베두인들의 전통문화, 해 질 녘 붉게 물드는 절벽의 풍경은 여행자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페트라에서 꼭 경험해야 할 세 가지 포인트를 중심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요르단 페트라의 시크 협곡 끝에 위치한 엘 카즈네 유적이 햇살에 반사되어 황금빛으로 빛나는 모습

페트라 유적지 탐방

요르단 남부의 사막 지역에 위치한 페트라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고대 유적지로, '붉은 장미 도시'라는 별명처럼 황톳빛 사암으로 지어진 구조물들이 인상적입니다. 대표적인 명소는 '엘 카즈네'(Al-Khazneh)로 알려진 보물창고인데, 영화 인디아나 존스에 등장하며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약 40미터 높이의 대형 석조 파사드는 조각 하나하나가 정교하게 새겨져 있어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냅니다. 유적지를 따라 걷다 보면 수도 시설, 신전, 원형 극장, 왕릉 등 수많은 고대 유적들이 이어져 있는데, 각 구조물은 나바테아인들이 자연환경을 얼마나 영리하게 활용했는지를 보여줍니다. 여름철에는 한낮의 온도가 매우 높아지므로 오전 일찍 방문하는 것이 좋으며, 입장권은 온라인이나 현지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유적지는 넓고 기복이 있으므로 트레킹화와 충분한 물, 모자는 필수입니다. 언덕 위에 위치한 수도원 '아드 데이르'(Ad-Deir)까지 오르면, 고대 도시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장관이 펼쳐져 더욱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시크 협곡 트레킹

페트라의 입구부터 엘 카즈네까지 이어지는 길목에는 약 1.2km 길이의 시크(Siq) 협곡이 펼쳐집니다. 양옆으로 높이 80미터에 이르는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이 협곡은 단순한 진입 통로가 아니라, 자연과 인간의 흔적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신비로운 공간입니다. 협곡 벽면에는 고대 나바테아 왕국의 수로 시스템 흔적이 남아 있어, 당시 이 지역이 어떻게 물을 공급받았는지를 보여줍니다. 조용한 새벽에 이 길을 걷다 보면 바람 소리와 발자국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아, 마치 타임슬립을 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시크 협곡은 일출 무렵에 가장 아름다운 색감을 띠며, 협곡 끝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엘 카즈네의 풍경은 여행자들에게 잊을 수 없는 순간을 선사합니다. 가벼운 경사로 이어져 있어 누구나 천천히 산책하듯 걸을 수 있으며, 날씨가 더운 날에는 시원한 그늘 역할도 해주는 구간입니다. 일부 여행자는 협곡을 조용히 즐기기 위해 오후 늦은 시간대를 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햇살이 들어오는 아침 시간을 선호합니다. 사진 촬영에도 적절한 시간은 오전 9시 전후로, 이때가 협곡의 붉은 사암이 가장 따뜻하게 반사되는 순간입니다.

베두인 문화 체험

페트라를 여행하는 또 하나의 묘미는 이 지역의 전통을 간직한 베두인(Bedouin) 문화 체험입니다. 현재도 페트라 주변에는 베두인 공동체가 거주하고 있으며, 일부 주민은 직접 관광객에게 가이드를 제공하거나 수공예품을 판매합니다. 그들이 운영하는 텐트 마을에서는 따뜻한 차를 대접받으며 모닥불 앞에서 여행자들과 소박한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요르단 전통음식인 만사프(Mansaf)나 마끌루바(Maqluba) 등을 직접 맛볼 수 있는 기회도 있습니다. 낙타나 당나귀를 타고 유적지를 둘러보는 체험 역시 인상적이며, 해가 진 후 페트라 야경을 즐길 수 있는 '페트라 바이 나이트' 투어는 특히 감성적인 여행자에게 추천할 만한 코스입니다. 촛불 수천 개가 협곡을 밝히는 풍경 속에서, 전통 악기 소리를 들으며 별빛 아래의 유적지를 걷는 시간은 그 자체로 낭만입니다. 베두인들과의 소통은 여행의 깊이를 더해주며, 단순한 관광을 넘어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계기를 만들어 줍니다. 이처럼 페트라는 고대 유적과 협곡 트레킹뿐 아니라 살아 있는 문화와 사람들을 통해 더 풍요로운 여행지로 다가옵니다.